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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삼각벨트

02.09.2026 1분 읽기

민병권

논설위원

청주공항 남서쪽의 충북 청주 옥산면 소로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볍씨가 발견됐을 정도로 수천 년간 쌀농사를 지어온 마을이었다. 20여 년 전부터는 ‘미래 산업의 쌀’인 차세대 배터리의 글로벌 생산 허브가 됐다. LG화학이 2004년 매머드급 배터리 생산 기지 ‘오창테크노파크’를 짓고 7년 뒤 세계 최대 전기차용 2차전지 생산 라인도 완공했다. 다른 40여 개 2차전지 관련 기업들도 주변 오창 단지에 입주해 K배터리 바람을 일으켰다.

오창이 배터리 연구개발(R&D) 및 완성품 제조 거점이라면 경북 포항과 전북 군산 새만금은 소재·부품·장비 공급 거점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2차전지의 혈액·골수인 양극재·음극재·전구체 생산을 뒷받침한다. 포항은 2014년부터 200만 ㎡의 부지 조성에 나서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에너지머티리얼즈를 유치했다. 새만금도 넓은 부지와 물류 인프라를 앞세워 LG화학, 에코앤드림, 중국 화유코발트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산업통상부가 1일 간담회를 열고 ‘충청·영남·호남권 배터리 삼각벨트’ 구축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각자 분업화돼 운영됐던 오창·포항·새만금 등의 배터리 산업 클러스터들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우선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돕기 위한 성능 평가 인프라, 나트륨 배터리 상용화를 뒷받침할 실증 센터 건설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삼각벨트’ 구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외국산 저가 배터리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해 산업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K이니셔티브의 중심축으로 K배터리 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값싼 중국산 배터리 공세를 이겨내려면 과감한 정부 정책이 요구된다. 밤낮없는 R&D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노동·환경 규제가 해소돼야 한다. 세계 1등 기술을 갖고도 규제에 발목 잡힌 우리 기업들의 호소가 절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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