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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나니 목이 안 돌아가요”…3시간 몰입의 대가

30.08.2026 1분 읽기

최근 개봉작들이 잇달아 흥행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이 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5705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4.2% 증가했다. 매출액도 5790억 원으로 41.9% 늘었다. 특히 한국영화 관객 수는 3737만 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성장으로 한동안 침체됐던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극장가에 나타난 또 다른 변화는 최근 흥행작 가운데 러닝타임 3시간을 넘나드는 작품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짧은 영상 콘텐츠가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극장에서만큼은 감독의 연출 의도를 온전히 담아낸 긴 호흡의 작품들이 관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극장들도 관람 환경을 바꾸고 있다. 등받이를 눕히고 발판을 펼 수 있는 리클라이너 좌석이 대표적이다. 국내 주요 영화업체 중 한 곳은 지난해에만 전국 18개 극장, 70여 개 상영관에 리클라이너 좌석을 새로 도입했다. 모든 상영관을 리클라이너관으로 운영하는 지점도 등장했다. 일반 좌석보다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하려는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다만 편안한 좌석이 곧 건강한 자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몸을 눕힐 수 있는 구조 때문에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편안함에 몸을 맡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비스듬히 눕거나 한쪽으로 기울인 채 화면을 보게 된다. 몸을 눕히듯 기댄 자세에서는 스크린을 보기 위해 고개만 앞으로 내밀거나 치켜들기 쉽다. 중간 휴식 없이 상영되는 영화관의 특성상 관객은 3시간 가까이 한 자리에 앉아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

목뼈는 본래 완만한 C자 곡선을 그리며 머리의 무게를 분산한다. 고개를 치켜든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이러한 곡선이 무너지면서 목 앞쪽 근육은 늘어나고 뒤쪽 근육은 긴장하게 된다. 처음에는 가벼운 뻐근함으로 시작하지만, 잘못된 자세가 반복되면 목 통증(경항통)이나 어깨 결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자세가 영화관에서만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컴퓨터로 작업할 때, 소파에 기대 TV를 시청할 때도 비슷한 자세를 반복하기 쉽다. 편안하다는 이유로 몸을 한쪽으로 기울이거나 고개를 앞으로 내미는 습관이 굳어지면 목 주변 근육에 부담이 계속 쌓인다. 장시간 영화를 관람한 뒤 나타난 목 통증은 평소 무심코 반복해 온 잘못된 자세의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난 결과일 수 있다.

따라서 영화 관람 후 목이 뻐근하다면 단순히 ‘오래 앉아 있어서 그렇다’고 넘기기보다는 평소 생활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목을 움직일 때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추나요법 등을 활용해 목 주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경추와 주변 관절의 움직임을 개선한다.

경추질환에 대한 약침 치료의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인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는 일반적인 물리치료보다 목 통증을 개선하는 데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약침 치료군(50명)과 물리 치료군(51명)으로 나눠 치료 경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약침 치료군의 목 통증 시각통증척도(VAS)는 치료 전 63.9에서 치료 후 30.7로 33.2점 낮아졌다. 물리치료군은 감소 폭은 17.4점이었다.

극장에서 영화를 즐기는 가장 큰 이유는 ‘몰입감’일 것이다. 하지만 화면에 몰입한 나머지 오랜 시간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기 쉽다. 영화를 온전히 즐기려면 화면뿐 아니라 자신의 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관람 중 틈틈이 목과 어깨를 가볍게 풀어주고, 좌석에 앉을 때는 등을 편안하게 기대되 고개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주의하자. 영화가 끝난 뒤 목의 뻐근함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는 것, 그것이 영화를 즐기면서 몸도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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