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여파에 은행들의 대출 제한 조치가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지방은행 등 13개 은행이 올 들어 8월 12일까지 시행한 가계대출 상품별 취급 제한 조치는 총 7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9건)의 2.7배다. 올해 은행권의 가계대출 취급 기준 변경이 73회에 달했다는 서울경제신문의 자체 분석과 맥을 같이하는 결과다.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처럼 같은 조치를 여러 대출 상품이나 판매 채널에 동시에 적용한 사례를 하나로 묶어도 증가세는 뚜렷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집계한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건에서 올해 47건으로 2.2배 증가했다.
특히 정부가 4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간 1.5%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후 제한 조치는 더욱 빠르게 늘었다. 4월 1일부터 8월 12일까지 시행된 조치는 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건의 3배를 웃돌았다.
제한 조치는 주택 관련 대출에 집중됐다.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도 16건에 달했다. 신용대출 제한은 28건이었다.
대출을 조이는 시점도 크게 앞당겨졌다. 지난해에는 연간 63건의 제한 조치 가운데 절반인 30건이 11월 이후에 시행되는 등 연말에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했다. 반면 올해는 전체의 72%인 57건이 6~7월 두 달에 몰렸다.
과거 제한 조치가 많지 않았던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으로도 대출 관리가 확산했다. SC제일은행과 수협은행·광주은행·iM뱅크는 지난해에는 신용대출 제한 조치가 없었지만 올해 들어 외부 플랫폼 접수 제한이나 대출 한도 축소 등 신규 조치를 시행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해 전세자금대출에 적용했던 승인 물량 조절을 올해 주담대와 신용대출까지로 확대했다.
은행들이 연간 총량을 맞추기 위해 취급 기준을 수시로 조정하면서 실수요자의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의원은 “연말 대출 절벽을 막겠다던 정책이 오히려 은행 대출을 한여름 선착순 배급제로 전락시켜 잔금대출 등 실수요자 피해와 시장 혼란만 키운 것”이라며 “당국이 불과 넉 달 만에 목표를 1.5%에서 3%로 두 배 높인 것은 수요예측과 정책 설계가 잘못됐음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명백한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본지 8월 21일자 1·4면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