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우’는 온몸이 검은색인 제주도 고유의 토종 소 품종이다. 세종실록에 임금님 진상품이나 나라의 제사에 공출됐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한우에 비해 자라는 속도가 느리고 덩치도 작다 보니 키우는 농가가 감소하는 추세다.
이마트와 서귀포시축협은 제주흑우의 뛰어난 맛과 희소성에 주목하고 소멸 위기의 제주흑우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육성하기로 의기투합했다. 특히 이마트는 기금을 출연해 지난해 말까지 13개월에 걸쳐 흑우 송아지 생산 장려금과 출하 장려금, 등급별 인센티브를 지원했다. 명절 선물 세트 등을 구성해 안정적인 공급처 역할도 맡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가 15년째 명절마다 선보이는 흑우 선물 세트는 완판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달 24일 서귀포에서 만난 이완희 서귀포시축협 축산물플라자 소장은 “이마트 기금 덕분에 흑우 사육 기반이 확대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도내 어느 농장이든 흑우를 낳으면 조합이 두당 100만 원의 웃돈을 주고 매입해 200두 가까이 송아지를 들여오며 마릿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 내 흑우 사육 두수는 1200~1500두 수준이다. 서귀포시축협은 자생적 흑우 산업 기반이 마련되려면 최소 3000~4000두는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은 매입한 송아지들을 조합 농장에서 키워 출하하는 구조를 도입해 내년부터 조합 농장의 출하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이 소장은 “기금이 있으니 우리도 농가에 ‘생산만 해달라, 매입은 우리가 하겠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기금 못지않게 이마트의 중요한 역할이 고정 판로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석·설마다 이마트가 한 번에 30~50두는 가져가기로 정해져 있으니 그것을 믿고 사육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마트와의 협력이 지속된다면 사라지는 고유 품종을 유지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은 차별화한 식품을 즐기고 농가는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