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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는 욕설·진정에 폭행까지…‘과밀지옥’ 빠진 교정시설

16.08.2026 1분 읽기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조건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불가능하다’고 하니 곧바로 욕설을 했습니다.”

교도관 A씨는 수용동 근무 당시 담당했던 한 20대 수용자에 대해 “황당하고 불쾌했다”고 기억했습니다. 수용동에서는 수용자가 교도관을 부를 때 벨을 누릅니다. 보통 특정한 용무가 있을 때 사용하는데, 해당 수용자는 마치 자신의 권리인 양 연거푸 벨을 누르며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A씨는 “본인 얘기만 주구장창 늘어놓거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사례도 많다”며 “아무 이유 없이 진정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진정을 받은 당사자들은 기분도 나쁘고 의욕도 떨어진다”며 “수용자들이 ‘인권’을 내세우면서 오히려 진정 등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욕설은 일상이 된 지 오래고 진정이나 폭행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교정시설 직원들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5~7평의 비좁은 공간에서 10여 명이 생활하는 등 교정시설 ‘과밀화’가 일상화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교정 직원에 대한 욕설이나 폭언은 물론 폭행을 휘두르는 일마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양쪽 어깨를 붙이고 자는 ‘떡잠’이나 몸을 옆으로 돌려 자는 ‘칼잠’을 청해야 할 정도로 비좁아지면서 수용자 사이의 사소한 마찰도 폭행으로 번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수용자의 교정시설 직원 폭행에 따른 징벌은 324건으로 하루 2건에 육박합니다. 수용자가 교도관 등 교정시설 직원을 폭행해 징벌을 받은 사건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과 2023년 각각 849건, 848건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2024년 724건에 이어 지난해 629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올해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수용자 간 폭행으로 징벌을 받은 사건도 358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루 평균 약 20건꼴입니다. 수용자 간 폭행에 따른 징벌은 2021년 4762건에서 2022년 5130건으로 5000건을 넘어선 뒤 2023년 6166건, 2024년 6320건으로 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7048건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습니다. 올여름 폭염이 극심했던 만큼 이 같은 사건이 더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문제는 폭력 사건 등의 원인으로 꼽히는 과밀 수용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법무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교정시설 3곳을 신축하고 3곳을 이전하는 한편 9곳의 수용동을 증축할 계획입니다. 또 재정사업과 함께 민간투자사업(BTL) 방식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지만 주민 반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교정시설에 대한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 탓입니다. 게다가 법원과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는 구치소의 경우 높은 땅값도 부담입니다.

법무부 교정본부장을 지낸 김학성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구치소는 법원과 가까워야 해 주민 반대나 높은 땅값 등으로 신축에 제약이 많다”며 “구치소의 과밀화가 더 심각한 만큼 신축을 위한 별도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정시설의 인력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해마다 수용자는 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교정 인력은 사실상 제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교정직렬 공무원은 1만6754명으로 2021년 1만6728명보다 26명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법무부는 서울경제신문 질의에 “수용자 고령화에 따른 외부 병원 진료 및 입원 증가는 의료비 부담과 함께 인력 부족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2023년 1월부터 운영 중인 완전 4부제 운영이 입원 환자 증가에 따른 계호 인원 투입 등으로 한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정시설에서는 수용자 1명이 외부 병원 진료를 나갈 경우 교도관 3명이 함께 동행해야 합니다. 혹시 모를 도주 등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하지만 예비 인력 없이 한정된 인원으로 운영하다 보니 수용자의 외부 진료가 교정시설의 인력 운용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이어 “수용자의 직원 폭행 및 위해 행위 등 각종 돌발 상황에 대한 현장 대응력 강화가 중요하다”면서도 “현재 인력만으로 수용자 고령화 등에 따라 늘어나는 업무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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