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 경내에는 남성 수감자들의 옥사와 별도로 여성 수감자만 가두던 ‘여옥사’가 있었다. 1918년 전후 지어진 이곳에는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다 붙잡힌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다. 아우내 만세운동을 이끈 유관순 열사도 여옥사 8호실에서 옥고를 치렀다. 임신한 몸으로 만세운동을 벌이다 붙잡힌 임명애 지사는 출산을 위해 잠시 가출옥했다가 다시 수감되기도 했다.
이처럼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고통과 저항이 남아 있는 여옥사가 올해 광복절을 맞아 인공지능(AI)과 홀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광복절인 15일부터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여옥사에서 홀로그램 상설 전시를 일반에 공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AI와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100여 년 전 사진 속에 남아 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눈앞에서 만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여옥사 1~8호실을 차례로 이동하며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여옥사의 형성과 역사적 의미부터 3·1운동에 참여한 여성들, 수감 생활과 출산, 일제의 노동착취에 맞선 저항까지 당시 여성들이 겪었던 삶을 공간별로 보여준다. 여기에 AI와 홀로그램 기술을 더해 기록과 사진으로만 남아 있던 인물과 이야기를 보다 생생하게 전달한다.
AI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오래된 사진을 정교하게 복원하고, 복원된 이미지는 다시 입체 홀로그램으로 구현됐다. 평면 사진 속에 머물러 있던 인물이 입체적인 모습으로 관람객 앞에 등장하는 셈이다. 별도의 안경이나 헤드셋도 필요 없다. 관람객은 맨눈으로 유관순 열사를 마주하고, 말을 건네며 마치 100여 년 전 유관순 열사와 대화하는 듯한 경험도 할 수 있다.
8개 호실은 시대와 주제에 따라 이야기가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1호실에서는 여옥사가 만들어진 과정과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고, 2호실에서는 1919년 3·1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3호실에서는 1920년대 성장한 여성 독립운동을 보여준다. 4호실에서는 수감 등급에 따라 달랐던 감옥 생활을 비교하고, 5호실에서는 감옥과 출산을 다룬다. 6호실에서는 1930년대 노동착취와 이에 맞선 여성 노동자들의 저항을 소개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7호실 ‘독립운동가와의 만남’이다. 역사책 속 흑백사진으로만 접했던 독립운동가를 홀로그램으로 마주하는 공간이다. AI로 복원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구현해 마치 100여 년 전 인물이 같은 공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별도의 기기를 착용할 필요가 없어 실제 독립운동가들이 갇혀 있던 여옥사 공간과 홀로그램 속 인물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 8호실에서는 이곳에 수감됐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기록을 살펴보고 이들의 희생을 추모한다.
남철기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국내 홀로그램 기업들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사례”라며 홀로그램 등 가상융합 기업들이 문화·사회·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