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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5개월째 멈춘 대법관 제청, 9월엔 풀릴까

08.08.2026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제청이 5개월째 멈춰 있다. 후임 제청이 늦어지는 가운데 오는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후보도 4명으로 압축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합쳐서 열심히 잘해보겠다”며 이달 안에 대법관 후임 2명을 동시에 제청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4일 대법관 적격 여부를 심사한 뒤 다음 달 7일 퇴임하는 이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김문관(사법연수원 23기) 부산지법원장, 김성수(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정중(26기) 광주지법 부장판사, 김예영(30기)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를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대법원은 전날까지 추천 후보자들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변수는 노 전 대법관 후임이 5개월째 제청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올해 3월 퇴임한 노 전 대법관의 후임을 선임하기 위해 이미 추천 절차를 마쳤다. 당시 후보군은 김민기(26기)·박순영(25기) 서울고법 판사,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압축됐다.

헌법 제104조는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있지만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사법부가 후보자를 놓고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로 알려져 있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도 이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선호하는 후보를 두고 의견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대법관 장기 공백을 두고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후보군이 3배수 안팎으로 추려지면 대법원장은 수일에서 열흘 안팎에 제청 절차를 밟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후보군이 확정된 뒤 수개월째 제청이 이뤄지지 않아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장기 공백이 이어질 경우 대법원 운영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 대법관 1명이 한 달 평균 처리한 사건은 약 382건이다. 대법원 소부는 통상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되는 만큼 공백이 길어질수록 사건 처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대법관 전원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법관 후임 후보군까지 확정된 만큼 이달 안에 두 명을 동시에 제청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만약 8월에 대법관 후임 제청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법부는 9월부터 대법관 두 자리를 동시에 공석으로 둔 채 운영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달 제청 여부가 9월 사법부 운영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꼽히는 이유다.

법원행정처장 공백이 해소된 점도 긍정적인 변수로 거론된다. 박영재(22기) 전 법원행정처장 사임 이후 넉 달 동안 공석이던 자리에 노경필(23기) 대법관이 지난달 취임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행정처장이 있어야 청와대와 실질적인 협의가 가능하다”며 “멈춰 있던 대법관 제청 절차를 이번에는 제대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 대법관 후임 후보군이 선정된 뒤 “지난번에 좋은 추천을 해주셨는데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합쳐서 다 열심히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노 전 대법관과 이 전 대법관의 후임을 함께 제청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사실 한 명만 제청하더라도 소부 운영이나 전원합의체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다”면서도 “노 전 대법관 후임을 제청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대법관 후임만 제청한다면 청와대와의 교착 상태를 사실상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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