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이 최근 10년간 부담한 관광진흥개발기금(관광기금)이 1조 2118억 원에 달했지만 이 기간 업계에 실행된 기금 융자는 40억 원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납부액의 0.33%로, 승인 건수도 두 건뿐이다. 은행이 카지노를 사행·도박 관련 업종으로 분류하면서 융자 신청에 필요한 사전확인서 발급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3일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납부한 관광기금은 총 1조 2118억 원이다. 관광기금은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업이 위축됐던 2021년에는 355억 원까지 줄었지만 이후 회복돼 지난해 납부액은 2195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광기금 융자가 실행된 사례는 2021년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운영자금 10억 원과 2022년 파라다이스 워커힐의 운영자금 30억 원이다. 코로나19로 카지노 매출이 급감했던 시기에 이뤄진 이들 두 건이 최근 10년간 융자 실적의 전부다.
병목은 융자 접수 전 은행 심사에서 발생한다. 업체가 관광기금 운영자금을 신청하려면 취급은행과 먼저 상담한 뒤 ‘대출심사 사전확인서’를 발급받아 카지노협회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은행이 카지노를 사행·도박 관련 업종으로 분류해 대출이 어렵다고 안내하면서 신청을 포기하는 업체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지노는 융자 대상과 한도에서도 다른 관광업종보다 제약이 크다. 관광호텔과 야영장 등은 신축·증축에 최대 150억 원, 개보수에 최대 80억 원의 시설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카지노는 시설자금 대상에서 제외돼 영업장 개보수비와 신기종 구입비 등을 운영자금으로만 신청할 수 있다. 한도는 최근 1년간 영업비용의 50% 이내이면서 기존 미상환액을 합쳐 최대 30억 원이다.
정부는 카지노산업의 성장에 맞춰 공공기여를 확대해야 한다며 매출액의 10%인 관광기금 법정 최고납부율을 15%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융자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납부 부담만 커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업계가 납부율 인상을 계기로 오픈카지노 도입을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관련 법안이나 사회적 공감대가 없어 현실적인 논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며 “납부율 인상 폭과 은행 단계에서 막히는 융자제도의 실효성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