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김부장’이 국내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K-콘텐츠 지식재산(IP) 전략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김부장’은 SBS가 드라마 IP를 확보한 채 넷플릭스에는 방영권만 판매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원작 웹툰과 드라마 IP를 모두 국내 콘텐츠 기업이 보유한 채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김부장’은 4회 만에 전국 시청률 20.4%(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SBS 금토 드라마 가운데 2021년 ‘펜트하우스2’(최고 29.2%), 2019년 ‘열혈사제’(22%)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글로벌 반응도 뜨겁다. 이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 2위에 올랐고, 넷플릭스 자체 집계 사이트 투둠에서는 비영어권 TV쇼 3위를 기록했다.
20% 넘은 ‘김부장’…OTT 시대 이례적 흥행
글로벌 OTT 시대 K-IP 전략 성공 사례로 주목
지난달 26일 공개된 ‘김부장’은 특수요원 출신 아버지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복수 액션 드라마다. 4회에서는 김부장이 성한수, 박진철과 함께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며 본격적인 추적에 나서는 과정과 북한 공작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업계는 무엇보다 높은 시청률에 주목하고 있다. 지상파와 OTT로 시청이 분산된 현재 방송 환경에서 20%를 넘는 시청률은 이른바 ‘마의 벽’으로 불린다. 방송 초반 20%를 돌파한 사례는 매우 드물어 향후 흥행 추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반 시청률이 20%를 넘기는 사례는 거의 없어 30% 돌파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며 “시청층이 선호하는 장르와 서사, 배우들의 열연이 맞물리며 예상 이상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장’의 흥행은 국내 콘텐츠 산업의 IP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최근 K드라마 시장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가 제작비를 투자하고 드라마 IP를 확보하는 구조가 일반화됐다. 제작사는 안정적으로 제작비를 조달할 수 있지만, 후속 사업과 해외 판권, 2차 저작물 등 장기적인 IP 활용 측면에서는 제약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K웹툰·K드라마 IP 모두 국내 콘텐츠사 보유
넷플엔 방영권만 판매…글로벌 흥행 성공
반면 ‘김부장’과 ‘멋진 신세계’ 등을 제작한 SBS는 자체 제작 시스템을 통해 드라마 IP를 확보한 뒤 글로벌 플랫폼에는 방영권만 판매하는 전략을 택했다. 국내 방송사가 영상 IP를 보유한 상태에서 글로벌 유통까지 성공시킨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K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서 K-IP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도 꼽힌다.
원작 웹툰의 경쟁력 역시 흥행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탄탄한 세계관과 개성 있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시원한 액션과 빠른 전개, 직관적인 이야기 구조를 더하며 국내외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공정희 드라마 평론가는 “가족애와 정의 구현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 문화적 장벽을 낮춘 점도 해외 시장에서 통했다”며 “무엇보다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는 복잡함 보다는 단순한 서사와 쉽게 이입할 수 있는 감정선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넷플릭스 ‘참교육’도 학교 폭력을 비롯해 교권 추락의 글로벌 현상과 이에 대한 감성을 시원시원한 액션과 이해하기 쉬운 직관적 서사와 대사로 풀어낸 점이 흥행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SBS는 최근 ‘멋진 신세계’에 이어 ‘김부장’까지 연이어 흥행시키며 자체 IP 전략의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자체 제작사인 스튜디오S를 중심으로 정통 K드라마를 제작하고, 글로벌 OTT를 해외 유통 창구로 활용하는 전략을 이어가면서 콘텐츠 제작과 IP 관리, 글로벌 유통까지 주도권을 확보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드라마 시장이 성장하면서 글로벌 OTT와의 협업은 더욱 늘어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IP를 누가 보유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김부장’은 국내 제작사가 드라마 IP를 확보한 상태에서 글로벌 흥행까지 이끌어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