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상장 주관사들에 조달 자금의 약 0.5%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수료율 자체는 월가 관행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거래 규모가 워낙 커 총수수료는 2000억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ADR 상장 주관사들과 수수료 및 성과보수 등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장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 4곳으로, 세부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최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약 265억 달러(한화 약 40조545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에 0.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주관사들이 받는 총수수료는 약 1억3000만 달러(한화 약 1989억 원) 수준이다.
0.5%의 수수료율은 월가 관행 대비 높은 편은 아니다. 최근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로 꼽히는 스페이스X IPO의 수수료율 0.67%다. 그러나 SK하이닉스 ADR 상장은 조달 규모가 워낙 큰 ‘메가 딜’인 만큼 올해 아시아 기업 관련 거래 가운데 주관사들에 가장 많은 수수료를 안기는 거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번 ADR 상장이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약 860억 달러를 조달한 대형 IPO에 이어,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294억 달러 규모 IPO와 맞먹는 역대급 주식 공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한국 증시에 상장돼 있고, 올해 글로벌 기술주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해외 투자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주관사들의 마케팅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전체 발행주식의 최대 2.5%에 해당하는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ADR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실제 발행 물량과 공모 규모는 해외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ADR은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