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엔화 강세와 외환 당국의 개입 추정에 하루 만에 30원 넘게 급락했다. 고환율 기조에 따른 당국의 잦은 시장 개입 여파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는 13위까지 밀려났다.
서울외환시장에서 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30.2원 내린 1525.6원에 오후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4일 연속 총 23.8원 올랐는데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도 더 떨어졌다. 이날 주간 종가는 지난달 17일(1513.4원) 이후 최저다. 하락 폭은 올 4월 8일(-33.6원)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컸다.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금리 인상 기대감이 준데다 간밤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인게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장 막판에 우리나라 외환 당국의 개입 물량도 풀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이 치솟자 보유 달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을 도모해 왔다. 다만 잦은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크게 늘지 못했고 이에 국제 순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9~12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하다가 올해 1월 10위로 떨어졌다. 2월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추월당해 12위로 하락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렸으며 5월에(4270억 달러) 싱가포르에 자리를 내줘 13위까지 하락했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보유한 달러를 활용하면서 월별 보유액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다른 나라의 외환보유액은 늘면서 순위가 밀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이후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늘었다.
이처럼 순위가 밀리면서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해 4000억 달러 초반대의 외환보유액은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나라들은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학회가 최근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33.3%는 외환보유액이 현재보다 많은 ‘4500억~6000억달러’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