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지정할 예정인 ‘메가특구’에 근로시간 규제 특례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개발(R&D) 인력, 고소득 전문직, 스타트업 근로자에게 주52시간 근로제 적용의 일부 예외를 두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행 최대 6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최대 1년으로 확대하고 연장근로 관리 단위도 현행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조정하는 내용도 검토되는 듯하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당정 협의 등을 거쳐 최종안을 ‘메가특구특별법’에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역·업종별 역차별론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메가특구에만 혜택을 주면 그곳에 입주하지 못한 기업과 업종은 상대적 투자 불균형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경제계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획일적 근로시간 제도가 기업의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2024년 반도체 R&D 종사자에 대해 주52시간제 적용 예외를 두는 방안이 국민의힘 주도로 발의된 반도체특별법안에 담긴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노동계의 반발 속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갈팡질팡하면서 주52시간 예외 조항은 올해 1월 통과된 반도체특별법에서 빠졌다. 메가특구특별법은 반도체특별법과 같은 반쪽 입법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계에 직면한 수도권을 넘어 성장의 축을 전국으로 다극화하면서 국토 전체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려면 차제에 국가 경제와 충청권 고용을 떠받쳤던 바이오, 디스플레이, 배터리, 항공·우주, 소재·부품·장비 업종을 비롯한 전 분야의 첨단기술 기업들이 주52시간제 특례를 고르게 적용받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메가특구의 특례 시행 영향을 살핀 뒤 국내 전 지역으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더 나아가 메가특구특별법을 시작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업종·지역별 근로시간 유연화도 진행해야 한다. 이번 메가특구 특례에 비견되는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프션 제도’도 특별법이 아니라 공정노동기준법(FLSA)에 명시돼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