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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 MZ도 찾는다…‘핫플’로 등극한 전통시장

27.06.2026 1분 읽기

전통시장이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MZ세대까지 끌어들이며 새로운 소비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장년층만 찾는 곳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2030 세대에 인기를 끄는 패션·뷰티 매장들이 앞다퉈 들어서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하면서 방문객층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26일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전 세계 기준 ‘Gwangjang Market(광장시장)’ 검색량은 지난달 처음으로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2021년만 해도 10을 밑돌던 검색량은 점차 상승하며 올해 3월 90을 넘겼고, 지난달 100을 달성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광장시장이 한국 여행 시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의 MZ도 전통시장을 찾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연령대별 전통시장 방문객 수는 20대 이하가 1571만 명(26.8%)으로 1위에 올랐다. 60대 이상이 1567만 명(26.7%)을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고 다음으로 30대 998만 명(17.1%), 50대 927만 명(15.8%), 40대 798만 명(13.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기자가 찾은 광장시장은 ‘전통시장’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인 패션·뷰티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다. 광장시장 서문에 들어서자 보라색 간판의 ‘오프뷰티’가 눈에 들어왔다. 오프뷰티 매장 옆의 사잇길로 들어서자 ‘마뗑킴’ ‘세터’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키르시’ 등 국내외에서 인기를 끄는 패션 브랜드들을 한자리에 모은 매장이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매장을 나오자 특유의 쨍한 노란색으로 뒤덮인 ‘코닥 광장마켓’이 등장했다. 다시 걸음을 옮기자 이번엔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더블 러버스’와 ‘아크메드라비’가 보였다.

이날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광장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올리브영 광장마켓점’이었다. CJ올리브영은 올해 4월 말 시장 주단부 2층에 1960년대 상점에 K뷰티를 입힌 ‘올영양행’ 콘셉트의 매장을 열었다. 매장을 복고풍으로 인테리어해 K뷰티 쇼핑과 광장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끼게 했다. 피부·두피 및 퍼스널컬러 진단 등 뷰티케어 체험 서비스도 마련했다. 고객이 직접 색을 비교할 수 있도록 광장시장 대표 상품인 전통 원단을 비치한 것이 특징이다.

반찬가게 옆에 마련된 계단을 오르자 나타난 805㎡(약 244평) 규모의 올리브영 매장은 평일 낮임에도 K뷰티 제품을 쇼핑하는 외국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매장 내부용 회색 쇼핑백을 어깨에 멘 외국인들은 각종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 곳곳을 꼼꼼히 돌아봤다. ‘피부 진단 부스’와 ‘두피 진단 부스’에서는 친구나 연인의 피부·두피를 스캐너로 촬영하는 이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매장 한편에 마련된 ‘한복 체험’ 코너에서는 한복을 입어보는 이들도 볼 수 있었다.

이날 올리브영 매장에서 만난 한 외국인 관광객은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광장시장 맛집을 보고 한국의 시장에 관심이 생겼는데 마침 올리브영과 마뗑킴 같은 매장들도 있다고 해 꼭 와보고 싶었다”며 “청계천과 경복궁·인사동 등 다른 관광지와도 가까워 여행 동선을 짜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매장을 나오자 팝마트의 ‘히로노’나 ‘라이프워크’ ‘휠라 언더웨어’ ‘크록스’ 등의 매장으로 연결됐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장소를 MZ세대가 찾으면 이들을 주 타겟으로 삼는 패션·뷰티 브랜드들이 광장시장에 입점하고, 다시 외국인 관광객과 MZ세대들이 시장을 찾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트렌드모니터의 ‘2025 전통(재래)시장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광장시장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2%(중복 응답)가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라서’를 꼽기도 했다.

한 리테일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트렌드를 경험하고 싶어 하고 한국인들은 해외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를 궁금해한다”며 “과거에는 특정 트렌드를 각국에서 체감하는 데 시차가 있었지만 이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패션·뷰티 브랜드들이 외국인과 한국인이 동시에 찾는 전통시장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미 전통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마뗑킴 광장마켓점의 경우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의 약 90%를 외국인이 차지했다.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역시 지난달 매출의 약 80%가 외국인 고객에게서 발생했다. 지방 전통시장도 마찬가지다. 방한 외국인 전용 결제 플랫폼 ‘와우패스’가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공연이 열린 6월 둘째 주(8~14일)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자갈치시장·국제시장·부평깡통시장이 모여 있는 부산 남포동 관광 상권의 결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3.6%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부평깡통시장 권역은 137.7%, 국제시장·광복로는 130.3%, 자갈치시장은 68.3% 늘었다. 전주 대비로는 남포동 관광 상권이 33.4% 늘었으며, 국제시장·광복로(31.7%)와 부평깡통시장 권역(27.9%), 자갈치시장(25.8%)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와우패스를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 관계자는 “와우패스는 외국인만 사용 가능한 선불카드이기에 이 같은 결제액 증가는 모두 외국인의 소비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BTS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들이 전통시장을 함께 방문했기 때문에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식재료나 생필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전통시장의 업종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의 ‘전통시장·상점가 및 점포 경영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에서 의류·신발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5.8%에서 2024년 19.4%로 확대됐다. 서울은 같은 기간 25.8%에서 43.3%로 증가했다. 반면 농산물·축산물·수산물 업종 비중은 전국 기준 29.9%에서 28.6%로, 서울은 16.8%에서 15.4%로 각각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전통시장의 역할이 쇼핑과 관광, 체험을 함께 즐기는 ‘복합 소비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소비자가 동시에 몰리는 전통시장이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는 주요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전통시장이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쇼룸’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제품을 경험한 뒤 자국 온라인몰이나 역직구를 통해 재구매하는 사례가 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통시장이 K뷰티와 K패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브랜드 입장에서도 전통시장의 매력은 커지고 있는데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만큼 관광객이 유입되는데다 한국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을 동시에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글로벌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어 패션·뷰티 기업들의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하의 킬링이슈’는 식품·패션·뷰티 업계의 주요 현안과 트렌드, 기업 전략, 시장 변화를 깊이 있게 전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관심 있는 독자들께도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구독하시면 최신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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