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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규제만으로는 집값 못잡아…무주택 청년 대출부터 완화해야”

24.06.2026 1분 읽기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출 규제인 ‘6·27 대책’이 시행 1년을 앞두고 수요 억제 중심의 집값 관리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금융 당국이 주택담보대출 6억 원 제한을 한 뒤 ‘10·15 대책’을 통해 가격별로 2억~6억 원으로 대출을 틀어막았지만 약발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대출 규제가 나와도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주택 가격을 억누르는 효과는 있었지만 집값을 안정화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냉정하게 실패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래를 못하게 해 가격이 억제돼 왔는데 수요자는 그대로 있으니 지금은 폭발 직전이라고 본다”며 “금융 규제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시장도 비슷한 흐름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6·27 대책이 본격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2.7%였으나 같은 해 9월 1.0%로 떨어졌다. 하지만 10월부터 상승률이 다시 커지면서 같은 해 11월과 12월 각각 1.9%, 1.3%를 나타냈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초고가 주택에 대한 주담대 한도를 최대 2억 원까지 축소하고 서울 전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제한했지만 집값 하락을 이끌지는 못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당국이 다음 달 종합 부동산 대책을 통해 추가 대출 규제를 내놓아도 단기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 교수는 “어떤 대출 규제가 나오더라도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집값 안정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대출 규제는 한계가 있으며 주택 가격 상승의 올바른 원인을 해결해줘야 한다”며 “모두가 서울에 살려고 하기 때문에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교통 인프라를 더 깔아야 한다. 대출 규제보다 교통 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기조의 변화를 모색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전세의 월세화와 함께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를 배려해 규제 일변도 기조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연착륙을 준비해야 한다”며 “주택 가격이 오르는 것을 정부가 막을 수는 없다.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규제를 하더라도 특정 대상과 지역은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송 교수 역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 거래 차익이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갈 개연성도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한발 뒤로 물러서 대출 규제를 정상화해 나가는 쪽이 낫다”고 진단했다.

고강도 대출 규제가 계층 간 자산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월 제출된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강남 3구 주택 매입 자금 출처 중 상속·증여 자금의 비중은 7.2%로 2024년(3.9%) 대비 2배 가까이 커졌다. 서 교수는 “지금 대출이 안 되니 증여를 받아서 집을 산다”며 “상속과 증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생애 최초 대출을 받고 있는데 결국 양극화가 더 심해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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