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국내 개발자들을 향해 “인공지능(AI)을 경쟁 대상이 아닌 훌륭한 도구이자 수단으로 정의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활용하려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창작을 위한 강력한 무기로 활용하되, 결국 차별화된 지식재산권(IP)과 개발자가 오랜 기간 축적한 통찰력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게 넥슨 경영진들의 판단이다. 효율성은 AI로 극대화하되, 콘텐츠의 본질과 재미는 인간 개발자의 역량으로 채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6일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 일대에서 개최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026’ 개막식 연사로 나서 “AI는 정보와 콘텐츠를 생성·분석하는 비용을 제로(0)에 가깝게 낮추는 창작과 연산의 혁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AI가 개발자의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AI가 잘하는 것은 ‘답이 정해진 일’”이라며 “정의되지 않은 문제나 사람 사이의 공감, 울고 웃는 감동을 만들어내는 교감의 영역까지는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 안에는 이용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와 교감이 존재하며, 이를 읽어낼 수 있는 직관과 공감 능력은 AI가 아닌 사람의 영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AI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극대화될수록, 이를 제어하고 이끄는 개발자의 안목과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서 발표를 맡은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 대표는 AI 시대에 넥슨이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맥락 자본’을 제시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맥락’이란 개발자가 오랜 기간 다져온 노하우와 감각, 유저들이 맺어온 관계와 추억, 그리고 커뮤니티의 문화처럼 게임을 둘러싸고 축적된 모든 무형의 자산을 의미한다. 일례로 넥슨의 대표 IP인 ‘메이플스토리’와 협업한 롯데월드에 수많은 이용자가 몰린 현상은, 오랜 시간이 쌓아 올린 ‘맥락 자본’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결과물이라고 봤다.
강 대표는 “‘맥락의 복리’이자 ‘시간이 만드는 경쟁력’, 이것이야말로 기술적 구현이 쉬워지는 AI 시대에 우리가 쥐어야 할 핵심 답안”이라고 역설했다.
넥슨은 최근 25년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핵심 IP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관련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강 대표는 발표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서비스는 종료되지만, 해당 IP의 팬들이 또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며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크레이지 아케이드라는 IP는 계속해서 살아 숨 쉬고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