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충남 태안 신진항. 만취 상태로 선박을 몰던 선장이 정박 중이던 다른 배를 들이받았다. 현장을 벗어나려다 해양경찰에 붙잡힌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최대 0.212%였다. 해상교통안전법상 가장 무거운 처벌이 적용되는 0.2% 구간을 넘어선 수치다.
해양경찰청이 이 같은 해상 음주운항을 뿌리 뽑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해경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간 어선·낚시어선·유도선은 물론 수상레저기구까지 전 선박을 대상으로 음주운항 특별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여름철은 해상 음주운항의 ‘위험 구간’이다. 최근 3년간 음주운항 적발은 모두 190건으로, 이 가운데 6~8월에만 54건(28%)이 몰렸다. 낚시·수상레저 인구가 급증하는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채 바다로 나가는 ‘숙취 운항’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8월 경북 울진 후포항에서는 한 어선 선장이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 조업에 나섰다가 입항 단속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44%로 적발됐다.
올해 단속의 사정권은 더 넓어졌다. 지난해 6월 21일 시행된 개정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라 카약·카누·서프보드·패들보드 등 무동력 수상레저기구도 단속 대상에 올랐다.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상태로 조종하거나 음주 측정을 거부하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문다.
동력 선박은 처벌이 훨씬 무겁다. 해상교통안전법 등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상태로 운항하다 적발되면 농도와 선박 크기에 따라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3000만 원에 처해진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해상교통관제센터(VTS) 등 가용 세력을 총동원해 해상과 육상을 잇는 합동단속을 벌인다. 단속 사각지대로 꼽히는 다중이용선박에 대해서는 출항 전 불시 음주측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장인식 해양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음주운항은 본인뿐 아니라 승객과 다른 선박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출항 전 음주운항을 삼가고 안전수칙을 지켜 국민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여름 바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