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농촌 인구 절벽 위기에 처한 한국은 물론 최대 수출 시장인 북미 사정도 다르지 않다. 미국장비제조협회(AEM)에 따르면 최대 시장인 미국의 농업용 트랙터 판매량은 2023년 25만265대에서 2025년 19만5857대로 2년 만에 약 21.7% 줄었다. 농업 인구 감소와 경작 규모 축소까지 겹치며 장비 판매 중심 사업이 한계에 부딪히자, 농기계 업체들이 저마다 다른 활로를 찾아 나섰다.
15일 농기계 업계에 따르면 트랙터·이양기 등 장비 판매 중심 사업 모델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대동은 축적한 농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플랫폼 전략을 강화해 반복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정밀농업·스마트파밍·농업 로봇 등 3대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매출 33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대동은 2022년부터 4년간 피지컬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510만장을 수집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AI 트랙터를 국내 출시하며 데이터 기술을 상용화했다. 실제 트랙터 운행 과정에서 수집된 농업 데이터는 알고리즘 고도화에 활용되며 장비 판매 이후 추가적인 서비스 매출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대동 관계자는 “데이터 축적을 통해 AI 성능이 향상될수록 농가의 서비스 이용 유인이 커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LS엠트론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사출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밀 성형과 에너지 효율에 강점을 가진 전동식 사출기를 앞세워 북미 시장 점유율을 전년 5% 수준에서 지난해 10%까지 끌어올렸다. 올해는 글로벌 테크센터를 열고 실제 공장 환경을 구현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고객 맞춤형 사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장에서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장비 사양을 도출하는 등 실질적인 기술 협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TYM은 오프라인 거점 확대를 통한 판매·서비스 경쟁력 강화 전략을 택했다. 지난 2월 신설한 캐나다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판매 및 서비스 접점을 넓혀 매출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내부 설비 설치를 진행 중이며 상반기 내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4년 설립한 네덜란드 법인을 거점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입지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농기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며 “기업마다 각자의 강점을 활용해 생존 전략을 다각화하는 방안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