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흥행으로 불이 붙은 KDB생명 인수전이 이번 주부터 실사 일정에 돌입한다. 생보 빅3를 비롯한 원매자들이 실제 회사 가치 파악에 본격 나서면서 인수 조건과 적정 몸값을 둘러싼 수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가상데이터룸(VDR)을 개방하고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실사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지난 예비입찰에는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뿐만 아니라 흥국생명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참여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매각 측은 8월 중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실사 결과에 따라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일부 원매자들의 진정성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생명보험 계열사가 없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외형 확장을 노리는 흥국생명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수전 참여 목적을 두고 시장의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 대형사의 경우 실사 기간 동안 확인하게 될 구체적인 회사 내 정보들이 본입찰 완주 여부를 결정 지을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원매자들이 실사 데이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각 후보자가 도출해낼 적정 몸값이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자본정책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산은은 KDB생명의 영업 정상화와 매각을 위해 2023년 이후 지속적으로 자본을 수혈해줬다. 지난해 단행한 5000억 원 증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투입된 자금만 2조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전방위 자본 보강 덕에 금융 당국 권고치를 밑돌던 킥스(K-ICS)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05.7%(경과 조치 후)까지 높아지며 재무 건전성을 일부 회복했다.
이처럼 산은이 기초체력을 다져놓기는 했지만 진짜 고차방정식은 지금부터라는 평가다. 산은이 올해 매각 성공률을 더 높이기 위해 3000억~5000억 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검토하면서 원매자들의 셈법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우선 일부 후보들은 산은의 추가 유증을 최대한 이끌어내 한층 단단해진 회사를 품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반면 산은의 유증을 받지 않는 대신 인수 가격을 낮춰 신속하게 경영권을 확보한 뒤 추후 자체 계열사와의 시너지로 경영 정상화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후보들도 있다. 이처럼 추가 유증의 집행 여부에 따라 매각가는 물론 인수 이후 가동할 자본 조달 방식까지 달라지기 때문에 매각 조건을 둘러싼 눈치싸움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KDB생명 인수전 결과는 현재 보험 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매물들의 향방과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신한금융지주와 더불어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예별손해보험 매각전 역시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흥국화재·교보생명 등이 가세하며 달아오른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