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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체납 ‘선박왕’ 겨눈 국세청… 라이베리아와 징수공조

07.06.2026 1분 읽기

국세청이 세계 선박의 17%가 등록돼 있는 라이베리아와 징수공조 협약을 체결했다. 공식적으로는 양국 간 세정 협력 확대와 우리 진출 기업의 세정 지원이 목적이지만 실제로는 수천억원대의 세금을 체납한 채 선박 국적 변경 등을 통해 재산을 해외에 은닉한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의 재산 추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세청은 임광현 청장이 지난 5일 서울에서 제임스 도버 잘라 라이베리아 국세청장과 제1차 청장 회의를 열고 양국 간 정보교환 및 징수공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국세청이 아프리카 세무당국과 국세청장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과세 당국은 △정보교환 및 징수공조 협력체계 구축 △세정 디지털전환 경험 공유와 라이베리아 국세청 역량 강화방안 △현지 진출 해운기업 세정지원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라이베리아는 선사들에게 신속한 등록절차와 유연한 규제체계 등을 제공해 전 세계 선사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선박 등록지국이다. 4월말 기준 전 세계 선박의 17%가 라이베리아를 기국으로 등록했으며 우리나라 선박의 등록 건수도 2022년말 63척에서 2023년 84척, 2024년 165척, 2025년 175척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이번 협력이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해외 은닉 재산 추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선박 국적 변경과 해외법인 활용 등을 통해 재산을 해외에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권 회장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권 회장은 2011년 부과된 3900억원대 세금을 10년 넘게 내지 않아 2025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서 개인 체납액 1위(3938억원)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주요 선박 등록국인 라이베리아와 정보교환·징수공조가 구축되면서 선박 국적 변경 등을 활용한 해외 재산 은닉 행태에 대한 추적도 한층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 청장은 양국 청장 회의에서 “대다수 성실납세자와 달리 일부 납세자가 라이베리아의 편리한 선박등록과 선박금융 제도를 악용하여 역외탈세와 재산은닉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베리아를 포함해 해외 곳곳에서 타인의 명의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우리나라 세금 납부는 거부하고 있는 고액체납자를 포함한 역외탈세 사례를 직접 설명하며 과세 정보 제공 등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제임스 도버 잘라 청장은 양국 간 역사적 유대관계와 세정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국세청과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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