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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니폼 입은 젠슨 황, SK와 제2 깐부회동도

07.06.2026 1분 읽기

“엔비디아와 한국의 기술은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사흘째인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열린 두산(000150) 베어스 홈경기에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뜻하는 93번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그는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두산 베어스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인 1896년을 의미하는 96번을 등에 달고 황 CEO와 함께 등장해 시타자로 활약했다. 시구를 끝낸 뒤 황 CEO는 관중석으로 이동해 야구팬들과 어우러져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며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두 사람의 시구·시타는 단순 이벤트를 넘어 로봇·자동화 분야에서 협력이 거론돼온 양 사의 밀착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황 CEO를 맞이하는 자리에는 박 회장의 장남인 박상수 두산밥캣(241560) 글로벌비즈니스 전략팀 팀장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엔비디아가 두산에 공을 들이는 것은 피지컬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두산이 확고한 경쟁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박 회장 주도의 체질 개선을 통해 소재부터 테스트까지 반도체 전후방 공정의 핵심 밸류체인을 구축했으며 로보틱스 사업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황 CEO와 박 회장의 비공개 면담에는 유승우 사업총괄(CBO) 사장, 김도원 전략총괄(CSO) 사장, 김민표 두산로보틱스(454910) 대표 등 두산그룹 핵심 임원들이 총출동했다.

두산그룹과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피지컬 AI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선언한 뒤 접점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두산이 수십 년간 축적해온 건설기계·발전기기·로봇 사업 데이터를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모델에 학습시켜 맞춤형 파운데이션모델(FM)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4월에는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경기 성남 분당구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 센터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2027년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 기반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2028년 산업용 휴머노이드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시구 및 경기 관람 직후 황 CEO는 SK(034730) 그룹과의 ‘제2 깐부회동’을 가졌다. 7개월 전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났던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역점에서 이번에는 최태원 SK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CEO, 정재헌 SK텔레콤(017670) CEO와 마주했다.

황 CEO가 이번 회동에 SK그룹만 별도로 초청한 것은 AI 메모리 공급망 협력 강화는 물론 이를 활용한 AI 인프라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하반기 차세대 AI 컴퓨팅 플랫폼 ‘베라 루빈’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며 여기에 SK하이닉스의 HBM4(6세대)와 저전력 D램(LPDDR) 등 다양한 메모리가 탑재된다. SK텔레콤 역시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구축 중인 ‘울산 AIDC’와 오픈AI와 협력해 서남권에 조성하는 AIDC 두 곳에 모두 초고집적 랙 도입을 추진하는 만큼 베라 루빈 기반의 클러스터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특히 베라 루빈의 핵심 수요처인 AIDC가 전 세계에 잇따라 들어서면서 메모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황 CEO는 2일 ‘컴퓨텍스 2026’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전시된 HBM 웨이퍼에 “더 만들어 달라(PLEASE MAKE MORE)”는 문구를 남겼다. 방한 첫날인 5일 마포구에서 열린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에서는 ‘HBM 칩’ 과자를 나눠주며 “HBM은 내 건데 (SK가) HBM 재고가 없다고 한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황 CEO는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종로구의 한 평양냉면 전문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황 CEO는 8일 양재동 현대차 본사를 방문해 정 회장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업, 자율주행 기반 스마트 모빌리티 등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30억 달러를 투자해 국내에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황 CEO는 현대차 본사 외에도 서울 여의도 LG 본사, 경기 분당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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