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분석한 한국 경제의 최대 성장 엔진은 기술수출이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수출이 급증했고 특히 기술 부문에서 가격과 물량이 모두 뚜렷하게 늘었다는 평가다.
문제는 회복세가 고르지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과 민간투자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회복의 온기가 제조업 전반과 내수로 퍼졌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OECD는 반도체와 조선업을 제외한 한국의 제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약하고 4월 소비자 신뢰도도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올해 명목성장률은 10.4%로 추정됐다. 이는 OECD가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인 7.6%를 바탕으로 재정경제부가 역산한 수치다. 명목성장률이 올라가면 정부 부채가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정부의 확장재정에는 유리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물가 전망은 소폭 개선됐다. OECD는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에서 2.6%로 0.1%포인트 낮췄고 내년에는 2.2%로 물가 안정 목표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봤다.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가 에너지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압력을 늦추는 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다만 가격 안정 대책이 길어질 경우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은 에너지 가격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시장가격을 왜곡해 물가 정상화를 늦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OECD는 “취약 가구와 기업에 대한 선별 지원을 우선하되 가격 규제와 유류세 인하 및 수출 통제는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phase out)”고 권고했다.
OECD는 또한 재정 지속가능성 체계 강화를 한국 경제의 과제로 지목했다. 재정경제부는 OECD 전망을 토대로 올해 명목 경제성장률을 10.4%로 추산했다. 이를 반영해 GDP 대비 일반 정부 부채 전망치도 올해 48.2%, 내년 50.2%로 낮췄다. 높은 명목성장률에도 내년 부채비율은 여전히 5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OECD는 재정적자 누적과 고령화 압박에 대응하려면 장기 재정 지속가능성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간 예산을 장기 재정 경로에 맞추는 재정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며 경기조정 재정수지 한도와 독립 재정 기구 도입도 검토 대상에 올려야 한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