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성과급 관련 잠정합의안 투표 결과를 앞두고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부결 시 물러나고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성과급 배분 비율 등 잠정합의안 항목을 둘러싸고 메모리 외 구성원 불만이 극에 달하자 위원장 직을 걸고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이날 12시께 초기업노조 공식 소통방을 통해 “잠정합의 이후 상처를 주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 힘들었다”며 “조합원의 투표 결과를 성적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결이 된다면 제가 할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조합원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겠다”며 “2026년 교섭은 나머지 집행부에 위임하고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최 위원장이 이처럼 강수를 둔 배경에는 사측과의 잠정합의안 도출 이후 불거진 특별경영성과급 재원 산정 기준에 대한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이 자리 잡고 있다. 노조 내부에서는 반도체(DS)부문 내 공통조직 특별성과급 지급률 논란(당초 기대했던 82%가 아닌 70%) 등으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최 위원장은 여러 불만들에 대해 잠정합의안을 함께 도출한 사측 답변을 공유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내부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노노(勞勞) 갈등이 최고조로 이르는 가운데 공동교섭단은 이날 14시부터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개표 1시간 만에 초기업노조 선거관리시스템(CMS) 기준 총투표자 수는 1만 6164명을 돌파하며 2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공동교섭단에 포함된 전국삼성노동조합은 독립적인 CMS를 통해 표를 모으고 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 구성원 중심인 동행 노조는 기존 공동교섭단에 포함됐으나 초기업노조는 이들이 이달 4일 공동교섭단 탈퇴를 신청했다면서 투표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 교섭 노조인 전삼노가 아닌 초기업노조가 임의로 동행 노조를 공동교섭단에서 제외하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독재 운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동행 노조 관계자는 “초기업노조는 동행 노조를 공동교섭단에서 제외할 자격이 없지만 대의원 없이 운영되는 집행부 구조상 위원장 권한이 막강해 규정을 어겨도 견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메모리 성과급은 6억 원 수준인 반면 DX는 600만 원에 그치자 성과급 격차에 박탈감을 느낀 DX 직원들이 잠정합의안을 부결하기 위해 노조 가입이 1만 명 이상 폭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정합의안 부결에 나설 것을 우려한 초기업노조 집행부가 동행을 배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동행 노조의 찬반투표 참여 요구에 관해 “공동교섭단 참여노조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공문을 보냈다. 이들 공문에 따르면 “동행 노조는 이달 4일 참여 종료 공문을 통지했고 잠정합의안이 체결된 20일 기준 공동교섭단에 속한 노조만 투표 권한이 인정된다”고 명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