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법인 지출 관리 시장에 ‘사전 통제형 결제’ 개념이 처음 도입된다. 직원이 법인카드를 사용한 뒤 영수증을 제출해 사후 정산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결제 이전 단계에서 사용처와 금액, 기간 등을 미리 설정해 통제하는 구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스터카드는 국내 B2B 핀테크 기업 고위드와 협력해 가상카드번호(VCN·Virtual Card Number) 기반 기업 지출관리 서비스를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VCN 기반 사전 통제형 기업 지출관리 서비스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서비스에는 마스터카드의 기업 결제 통제 기술인 ‘BPC(Business Payment Control)’가 적용된다. 기업은 거래 목적에 맞춰 일회용 가상카드번호를 발급하고 △특정 가맹점 △사용 가능 기간 △결제 한도 등을 사전에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말까지 특정 SaaS 서비스에 월 100만 원 한도로만 사용 가능하게 하는 등의 통제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기업 지출 관리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임직원이 법인카드를 사용한 뒤 월말에 영수증과 사용 내역을 제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사전 통제형 시스템에서는 회사 정책에 맞지 않는 결제나 예산 초과 지출을 결제 단계에서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재무팀의 운영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결제 시점에 프로젝트명이나 부서 정보 등을 자동 태깅해 회계 처리와 비용 정산을 간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인·취소·정산 내역도 대시보드에서 실시간 확인 가능하며 ERP 시스템과 연동해 자동화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이미 발급된 가상카드 역시 재무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한도를 조정하거나 사용을 중지할 수 있다.
양사는 우선 다국가 결제와 복잡한 비용 관리 수요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디지털 광고 캠페인 비용 관리, 여행·숙박 예약 결제, 해외 SaaS 구독 관리, 글로벌 유통 거래 통제 등이 주요 적용 분야로 꼽힌다.
이원웅 마스터카드 법인카드 담당 상무는 “한국은 법인카드 사용 규모 면에서 세계 4위권이지만 지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인프라는 부족하다”며 “양사의 기술과 경험을 결합해 기업 재무팀의 구조적 비효율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항기 고위드 대표는 “고위드는 기업이 지출을 데이터와 정책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가상 카드와 실물카드를 아우르는 지출관리 인프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위드는 올 하반기 기존 고객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우선 도입한 뒤 중견·대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VCN과 실물카드를 통합한 기업용 종합 지출관리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