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취업 시장의 ‘최애 기업’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진행된 SK하이닉스 공채가 취업 플랫폼 공채 정보 페이지에서 조회수 1위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성과급 기대감이 구직자들의 관심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 보여줬다.
공채 조회수 1위는 SK하이닉스…기아·현대차도 제쳤다
14일 인크루트에 따르면 자사 ‘공채소식’ 페이지에서 5월 둘째 주까지 발생한 조회수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가 전체 조회수의 6.1%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조회수 2위는 기아로 5.1%를 기록했다. 3위는 현대자동차로 4.5%였다. 4위는 삼성전자(4.4%), 5위는 한국공항공사(4.0%)가 차지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상위 10위권 기업 중 유일한 공공기관이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3.6%), CJ그룹(3.2%), KT&G(2.9%), LG전자(2.6%), 한미약품(2.5%) 순이었다. 자동차·반도체 등 제조 대기업에 대한 구직자 관심이 특히 높았던 셈이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의 1위는 단순한 기업 선호도를 넘어 최근 취업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읽힌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역대급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SK하이닉스 채용은 온라인에서 ‘대국민 오디션’으로 불릴 만큼 화제를 모았다.
‘하닉고시’까지 등장…생산직 공채에 쏠린 관심
SK하이닉스 생산직 공개채용도 취업 시장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앞서 3월 SK하이닉스는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기술 사무직과 전임직, 즉 생산직 부문 지원서 접수를 진행했다. 모집 대상은 7~8월 입사가 가능한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전문대 졸업자다. 근무지는 경기 이천캠퍼스, 용인, 충북 청주캠퍼스 등이다.
모집 직무는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과 장비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메인트’, 품질 검사 등을 수행하는 ‘오퍼레이터’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SK하이닉스 고졸·전문대졸 채용 대비 필기시험 교재가 수험서·자격증 분야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에듀윌이 출간한 SKCT 기본서는 e북 전체 분야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하닉고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해당 채용이 특히 주목받았던 이유는 보상 기대감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초과이익분배금(PS) 규모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약 250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PS 산정 구조를 적용하면 재원이 약 25조원에 달할 수 있고, 전체 임직원 약 3만5000명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평균 수억원대 성과급이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물론 실제 성과급은 직군과 기본급, 근무 기간, 고과 등에 따라 달라진다. SK하이닉스 성과급은 기본급에 일정 비율을 곱해 산출되는데, 생산직 기본급은 일반직보다 낮아 단순 평균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이번 생산·설비 관리직 채용자는 8월 입사 예정이라 올해 근무 기간은 4개월가량이다. 올해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온전히 받기는 어렵다. 다만 회사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억대 성과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지원 열기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졸 숨길 수 있나요”…진로 선택까지 바꾸는 반도체 호황
이번 채용은 청년들의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징적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한때 ‘대기업 사무직’이 대표적인 선망 직업이었다면, 이제는 ‘하이닉스 생산직’이 안정성과 고소득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일자리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생산직 채용 자격이 고졸·전문대졸로 제한되면서, 일부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4년제 대학 졸업 사실을 숨기고 지원할 수 있는지를 묻는 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대졸 학력을 숨기고 하향 지원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SK하이닉스는 온라인 입사지원 과정에서 회원 가입과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받으며, 이를 통해 4년제 대학 졸업 여부가 확인될 수 있는 구조다. 학력 위조나 허위 기재가 드러날 경우 합격 이후에도 채용이 취소될 수 있다.
그럼에도 관심이 식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반도체 호황이 단순히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취업 시장의 선호 직무와 청년들의 경력 선택 기준까지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생산직 공채를 둘러싼 열기는 “좋은 일자리”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무직과 생산직의 구분보다 실제 보상, 안정성, 성장 산업에 속해 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떠오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