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설된 뮤지컬 부문 첫 연기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작품은 지난해 화제를 모은 뮤지컬 ‘비틀쥬스’. 기존의 강렬한 가창과 비극적 서사 중심의 대표작들과 달리 블랙코미디와 슬랩스틱, 애드립이 핵심인 작품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속사 팜트리아일랜드는 8일 “김준수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비틀쥬스’로 뮤지컬 부문 연기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신설된 뮤지컬 부문에서 초대 수상자가 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김준수는 수상 직후 “정말 받을 줄 몰라 전혀 준비를 못 했다”며 “TV로만 보던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뜻깊은 상까지 받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과 같은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며 “더 정진하라는 의미로 알고 좋은 연기와 노래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은 무엇보다 ‘비틀쥬스’에서 보여준 과감한 연기 변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버튼 원작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쇼 뮤지컬 형식의 블랙코미디다. 감정선을 깊게 끌어가는 정통 대극장 뮤지컬과 달리 속사포 대사와 기괴한 유머, 과장된 몸짓과 호흡으로 웃음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내 대형 뮤지컬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문 장르지만 공연은 흥행에 성공했다.
김준수는 극 중 백억 살 유령 비틀쥬스를 맡아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그는 앞서 가졌던 인터뷰에서 “흉측한 노인 같은 느낌보다 ‘금쪽이’처럼 버릇없고 화를 잘 내지만 어딘가 귀엽고 안쓰러운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중년 남성 배우 중심 캐릭터라는 인식을 깨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셈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김준수에게 배우로서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김준수 특유의 개그 감각과 에너지 넘치는 무대 장악력이 빛을 발했다. 그는 공연 중 능청스러운 욕설 연기와 수위 높은 농담, 슬랩스틱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관객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로 데뷔한 김준수는 이후 ‘엘리자벳’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 대형 작품에서 활약하며 독보적인 티켓 파워를 보여왔다. 특히 인간이 아닌 존재나 강렬한 판타지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소화하며 ‘인외 캐릭터 전문 배우’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번 ‘비틀쥬스’에서는 여기에 코미디 연기까지 더하며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김준수는 현재 뮤지컬 ‘데스노트’로 관객과 만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대표작인 ‘드라큘라’ 무대에도 오른다. 오는 6월 2일에는 정규 5집 ‘GRAVITY’를 발매하며 가수 활동도 재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