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외계인과 미확인비행물체(UFO)에 치우쳐 있습니다. 그렇지만 천문학은 별, 우주의 탄생·진화를 연구하는 순수 학문입니다.”
지웅배 세종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4일 학교 연구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천문학자의 모습은 실제 연구 현장과 다르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지 교수는 연세대에서 2024년 천문우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과학자이자 강연·저서 등을 통해 대중에게 천문학을 알리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다. 연세대 은하진화연구센터 연구원(석·박사 과정)이었던 2018년부터 유튜브 채널 ‘우주먼지의 현자타임즈’를 운영하며 유튜버 활동도 하고 있다.
지 교수의 궁극적 목표는 우주와 관련해 일부 소재에만 쏠린 대중의 관심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는 “처음에 유튜브 콘텐츠 가운데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내용이 미국 무인 우주탐사선 ‘보이저’ 영상이었다”며 “보이저의 주목적은 태양계 탐사였는데 동영상 시청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탐사선이 외계인을 조우했는지 혹은 외계 생명체와 교신을 할 수 있었는지 등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중이 좋아하는 과학 콘텐츠는 외계인, 시간여행 등 공상과학(SF)적인 내용이지만 실제 과학자는 이러한 연구를 하지 않는다”며 “별과 은하, 우주의 탄생, 진화의 메커니즘 등이 주요 연구 과제이며 이는 대중의 관심사와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의 관심이 SF 소재에 머무르지 않고 우주 현상을 탐구하는 데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천문학과 같은 순수과학은 정책 지원금을 받아야 지속 가능하다”며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고 시민들이 힘을 실어줘야 학문적 성과도 달성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 교수가 이처럼 힘겨운 순수과학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어린 시절 만화 영화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에 관한 꿈을 키웠다. 천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과학고를 거쳐 전공도 순수과학 분야를 택했다. 그는 “한성과학고 재학생 150명 가운데 대학 천문학 분야 진학을 희망하는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다”며 “주변에 의대 진학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키운 꿈을 실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 교수는 천문학자로서 역사적인 연구 성과를 거두고 대중에게 이를 널리 알려 유년기의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세계적인 과학자인 리처드 파인만, 칼 세이건처럼 자신의 연구 성과로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며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유튜브 채널에서 천문학계의 주요 이슈 외에 직접 쓴 논문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에세이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도 집필했다. 책은 천문 연구자로서 개인적 감상 등을 담은 내용이다. 그는 “대중들이 천문학자를 필요 이상으로 신비로운 존재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천문학자도 수많은 직업 중 하나이며 일상을 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등을 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선 과학자의 에세이가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어 출판사 측에서 먼저 제안해왔다”며 “다이내믹하게 들려줄 내용이 많지 않아 책을 쓰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고, 책 에필로그에도 마감 시한을 못 지켜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썼다”고 귀띔했다.
지 교수는 최근 유튜버 등을 직업으로 희망하는 유소년들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조언도 내놓았다. 그는 “그런 꿈을 가진 학생들이 대견하면서도 걱정된다”며 “전적으로 생계유지가 가능한 사람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투버 활동이 아직은 본업과 별도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과외 활동에 가깝다”며 “솔직하게 말하면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과학 콘텐츠를 통해 가짜과학에 대한 자정 역할도 해나갈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만들어진 검증되지 않은 학설들이 마치 과학적 증명 과정을 마친 것처럼 인터넷 공간에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과학 분야에서도 ‘가짜뉴스’가 심각한 문제가 되는 현실을 맞았다”며 “연구자로서 정확한 지식을 생산하고 소비하며 잘못된 정보가 폐기되도록 정화작용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