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식 물가가 줄줄이 오르며 서민 체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전쟁 여파로 원가 상승 압력까지 겹치면서 ‘밥상 물가’ 전반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칼국수 1만원 시대…외식 물가 줄줄이 상승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칼국수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38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원선을 넘어섰다.
불과 올해 2월까지만 해도 9962원이었던 가격이 한 달 새 0.7% 오르며 ‘1만원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다른 외식 메뉴도 상황은 비슷하다. 냉면(1만2538원), 비빔밥(1만1615원), 삼계탕(1만8154원) 등 주요 메뉴 대부분이 이미 1만원을 훌쩍 넘겼다.
반면 1만원 이하 메뉴는 김치찌개백반(8654원), 자장면(7692원), 김밥(3800원) 정도에 그쳤다.
지역 간 가격 격차도 컸다. 김밥은 전남이 2833원으로 서울 대비 74% 수준이었고, 삼겹살은 서울 2만1218원, 충북 1만5305원으로 약 39% 차이가 났다.
품목별 최고가 지역도 엇갈렸다. 칼국수는 제주(1만375원), 비빔밥은 전북(1만1900원), 김치찌개는 대전(1만800원)이 각각 가장 비쌌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김밥(5.5%), 칼국수(5.3%) 등은 5% 이상 상승했고, 삼계탕·삼겹살·냉면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전쟁發 비용 상승…“장바구니 물가 더 오른다”
문제는 외식 물가 상승이 단순한 일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 해상 운임, 환율이 동시에 오르며 식품 전반의 원가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제 곡물 가격은 전쟁 이전보다 3~9% 상승했고, 세계식량가격지수도 반등세를 보였다.
특히 축산물 가격 압력이 두드러진다. 3월 기준 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6.2%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2.2%)의 세 배 수준을 기록했다.
한우 가격은 20% 안팎 상승했고, 닭고기·계란도 조류인플루엔자(AI)와 공급 감소 영향으로 높은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사료업계는 옥수수·대두박 가격, 해상 운임,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삼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안정적이라고 설명하지만, 생활물가지수(2.4%)와 식품 물가(3.2%)는 더 빠르게 올라 체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결국 ‘외식 물가 상승 → 식재료 상승 → 장바구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이미 형성된 셈이다.
정부 “43개 품목 집중 관리”…체감 물가 잡힐까
정부는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지난 2월 ‘민생물가 특별관리 TF’를 가동하고 에너지·식품 등 43개 품목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전기·가스 요금 동결, 명태 비축분 방출, 계란 추가 수입 등도 병행하고 있다.
또 쌀·사과 등 주요 농산물은 비축 물량 방출과 계약재배를 통해 수급을 조절하고, 축산물은 수입 확대와 할인 지원으로 가격을 누른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유가 상승과 사료비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약 2600억 원 규모의 추가 재정 지원도 추진 중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통계 물가와 체감 물가는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중동 전쟁발 비용 상승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올여름 이후 외식·식품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