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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제로 이직률 줄어.. 중기 ‘시간보상’이 경쟁력”

09.06.2026 1분 읽기

“직원 이직률이 높았던 한 광고대행사는 노사 합의로 유연근무제를 채택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아침 8시 출근, 오후 3시 퇴근을 결정했고 이직률이 6개월 만에 50%에서 11%로 뚝 떨어졌습니다.”

박종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소·영세기업의 인재 확보 방안과 관련 ‘시간 보상’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임금 인상을 통한 보상이 한계가 있는 만큼 노동시간 단축과 유연근무제 등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대기업 수준의 금전적 보상을 하기 어려운 것은 현실”이라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으로 직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중소기업의 핵심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설립한 노사발전재단은 노동단체와 사용자단체가 정부 허가를 받아 공동으로 설립한 공공기관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성과 보상 체계 구축, 노사 갈등 예방 등을 지원하며 노사가 함께 이익을 얻는 상생 모델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사무총장은 “재단은 상대적으로 여력이 부족한 중소·영세기업과 권리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노동기본권 보장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수요가 가장 큰 사업은 ‘일터혁신 상생컨설팅’이다. 재단은 지난해 3300여 사업장의 일하는 방식을 개선했다. 경기도의 한 제조기업은 컨설팅을 받은 뒤 주당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2시간의 유급휴가를 부여하고, 직원들이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정하는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했다. 박 사무총장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던 문제가 눈에 띄게 완화됐다”며 “사측이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노사가 사업장에 가장 적합한 방안을 찾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동시간을 줄이면 생산량도 감소할 것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기술 개발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병행되면 근로시간 단축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단순히 제도 도입을 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사 간 실질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재단이 올해 ‘상생파트너십 종합지원사업’에 힘을 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사업은 노사가 워킹그룹을 꾸려 사업장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특히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노사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재단은 노사가 법적 분쟁이나 파업 등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기 전에 소통할 수 있는 ‘완충 지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지원 목표는 100곳이었지만 상반기에만 이미 119개 사업장이 참여를 신청했다. 박 사무총장은 “갈등이 발생한 뒤 법적으로 해결하려면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며 “법적 교섭 테이블에 앉기 전에 상호 신뢰를 높이고 선제적으로 대안을 만드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단은 글로벌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진출 기업의 현지 노무 관리를 지원하는 동시에 노동법과 제도가 취약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정책 자문도 제공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노동법 및 제도 개선 정책 자문을 받았다. 올해까지 3년간 정책 자문을 받은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자국 국회에 산업안전을 대폭 강화한 노동보호법안을 발의했고 이 법안은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박 사무총장은 “우리의 노동정책도 이제 ‘K-노동’이라는 이름으로 국제사회에 소개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며 “많은 국가들이 한국처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노동법 상담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취임 1년을 넘긴 박 사무총장은 앞으로 재단의 문턱을 더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재단이 축적한 컨설팅 사례와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누구나 사업장에서 겪는 문제의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그는 “단순 자료가 가치 있는 정보가 되려면 온라인 플랫폼이나 아카이브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며 “다양한 혁신 사례를 유형화해 현장의 문제를 직관적으로 풀 수 있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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