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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 제조 혁신…신차 개발기간 67% 단축”

09.06.2026 1분 읽기

“디지털 트윈은 더 이상 설계 이후 단순 결과를 검증하는 정적인 도구가 아닙니다. 이제는 설계 자체를 주도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라비 쿤주 지멘스 수석부사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디지털 트윈이 인공지능(AI) 시대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가상공간에 제품·공장을 구현해 결과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실시간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설계·생산·운영 전 과정을 최적화하는 단계로 발전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멘스에서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DISW SIM) 부문 제품 전략 및 마케팅을 이끌고 있다.

쿤주 수석부사장은 “과거의 디지털 트윈이 캐드(CAD) 설계 이후 검증을 위한 정적 모델이었다면, 지금은 실시간 데이터와 고성능 컴퓨팅(HPC)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동적 모델”이라며 제조업이 ‘시뮬레이션 주도 설계(Simulation Driven Design)’ 시대로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설계 후 미세 조정을 위해 시뮬레이션을 실행했지만, 이제는 시뮬레이션이 설계 방향 자체를 능동적으로 이끈다는 의미다.

그는 디지털 트윈의 본질을 ‘살아있는 모델(Living Model)’로 정의했다. 제품 설계나 공정 환경의 변화를 가상공간에 실시간으로 반영해 함께 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핵심 뼈대로는 개념 설계부터 제조 실행까지 데이터를 하나로 꿰는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를 제시했다. 쿤주 부사장은 “요구사항과 설계, 생산이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복잡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실제 AI와 결합한 디지털 트윈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AI 엔지니어링 기술로 신차 개발 기간을 67% 단축하고 소음·진동·불쾌감(NVH) 분석 속도를 100배 향상시켰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AI 기반 차수축소모델(ROM)로 항공전자 시스템 신뢰성을 600% 끌어올렸고, 복합소재 설계 기간도 30% 줄였다.

그는 향후 5년 내 제조업의 가장 큰 변화로 ‘에이전틱 자동화(Agentic Automation)’를 꼽았다. AI 에이전트가 반복 업무를 수행하고, 인간 엔지니어는 고차원적 문제 해결과 전략적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구조다. 쿤주 부사장은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것”이라며 “공장은 점차 스스로 예측하고 최적화하는 지능형 생태계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기업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배터리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이 현장 데이터와 레거시 경험을 디지털 트윈 및 산업 AI 기술과 융합한다면 차세대 산업혁명을 주도할 자산을 쥐게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세계 제조업은 큰 전환점에 서 있다”며 “한국은 이미 필요한 산업 기반과 우수한 인재를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와 국가 산업 주권으로 연결하는 선제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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