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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비닐로 나프타 제조 성공… 화석연료 의존 탈피한다”

09.06.2026 1분 읽기

“원유를 사용하지 않고 나프타를 제조해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국내 3곳과 해외 4~5곳에 공장을 추가로 지을 예정입니다.”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는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프타와 동등한 재생원료 환원의 성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나프타가 플라스틱·비닐에서 다시 나프타로 환원되는 선순환이 가능해졌다”며 “한 번 만들어진 플라스틱·비닐이 더 이상 버려지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도시유전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저온분해 기술을 통해 폐비닐·폐플라스틱을 나프타와 동등한 고품질의 재생원료로 환원하는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이다. 비연소 방식으로 폐기물을 분해해 재생유를 생산하는 도시유전 핵심 기술은 순수 플라스틱을 기준으로 나프타로의 복원율이 최대 83%에 달한다. 현재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10%, 수율은 50% 미만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소각, 매립 등으로 폐기 처리되고 있다.

정 대표는 이 같은 기술적 진보와 관련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로 진화한 것과 같은 혁신”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정 대표의 부친이자 소재전문가인 고(故) 정흥제 전 도시유전 회장의 오랜 노력으로 탄생했다. 정 전 회장은 2008년 세라믹 촉매를 활용해 탄소 배출과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플라스틱을 제조 원료인 나프타급 재생원료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정 대표는 부친을 도와 기술개발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환경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춰보겠다는 목표로 출발한 사업”이라며 “기술개발이 끝난 이후에도 검증과 실증에 무려 15년이라는 세월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도시유전은 이 같은 우수한 기술력에 힘입어 수출에도 성공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된 재생유의 품질은 벙커C유 등 산업체 연료로 쓰이는 중질유 수준에 불과했다면 도시유전에서 생산한 재생유의 품질은 나프타급으로 당장 친환경 연료인 지속가능항공유(SAF)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정 대표는 “재생원료를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트라피규라에 전량 공급하는 수출 계약을 맺었다”며 “이번 수출 계약은 연간 4500여 톤 규모로, 총 3년간 27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재생원료 환원과 관련 경제적 효과를 넘어 환경적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과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추진 등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항공바이오연료 생산기업인 네스테 보고서(Research Nester)에 따르면 한국의 재생나프타 시장은 지난해 6억 9811만 달러에서 2035년 18억 8000만 달러로 향후 10년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정읍 1호 공장에 이어 추가로 올해 국내에 3곳, 핀란드와 영국, 호주 등 해외에도 4~5곳의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며 “생산시설 설치, 기술 이전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생원료 기준 등 국내 규정 미비로 인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국내에선 재생연료에 대한 기준만 존재할 뿐 재생원료는 회색지대로 남아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도시유전에서 생산한 재생원료를 판매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 대표는 “폐기물을 활용한 재생원료 추출은 신재생에너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용처가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해외에서는 한국의 독자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소각장 취급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중동 전쟁이 촉발한 ‘나프타 대란’을 계기로 국민들이 재생원료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땅속에 묻어놓은 수백만 톤의 폐비닐·폐플라스틱이 썩는데 500년이란 시간이 걸린다”며 “지구를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미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국민성장펀드에 재생에너지 기업 중 처음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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