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술집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와 회식 문화 퇴조, 젊은 층의 음주 행태 변화가 겹치면서 주점 시장 자체가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흐름이 수치로 확인됐다.
8년 새 2만4000곳 사라져…간이주점은 반토막
24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간이주점은 7985곳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월(8894곳)과 견줘 10.2%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호프주점은 2만2282곳에서 2만193곳으로 9.4% 축소됐다. 두 업종을 합산한 전국 주점 수는 1년 사이 2998곳(9.6%)이 폐업해 2만8178곳으로 내려앉았다.
장기 추세는 더욱 가파르다.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18년 3월과 비교하면 간이주점은 1만6226곳에서 7985곳으로 50.8% 급감했고, 호프주점은 3만6076곳에서 2만193곳으로 44.0% 후퇴했다. 전체 주점 수는 5만2302곳에서 2만8178곳으로, 8년 새 2만4124곳(46.1%)이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 충격 이후에도 업종 자체가 이전 수준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주류 출고량도 뒷걸음…20대 음주 패턴도 달라져
이러한 흐름 속에 주류 출고량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국세청 주세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5만1000㎘(킬로리터)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380만8000㎘에서 10년 새 17.3% 감소한 수치다. 최근으로 따져도 2022년(363만8562㎘) 이후 2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동네 주점 소비와 연관성이 깊은 맥주·희석식소주·탁주 세 주종의 합산 출고량도 2023년 287만227㎘에서 2024년 278만8263㎘로 2.9% 줄었다.
젊은 층의 음주 행태 변화도 뚜렷하게 감지된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 고위험음주율은 9.7%로 전년(15.4%)보다 5.7%포인트 떨어졌다. 고위험음주율은 한 번에 많은 양의 술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사람의 비율로, 남성은 7잔 이상·여성은 5잔 이상이 기준이다.
과거에는 음주가 성숙함이나 세련된 생활방식의 일부로 통했지만, 이제는 건강을 해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인식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동네 술집의 쇠락은 그 변화가 소비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되는 단면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어라 마셔라 촌스러워요” MZ세대가 엎은 술잔이 아파트 이름까지 바꾸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