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가 법조·정치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달 초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논의하라’고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추진단)에 지시했다고 전해지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역사의 한 켠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추진단이 강제수사 권한을 제외한 제한적 형태의 ‘보완조사권’을 공소청 검사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지면서 법조계 내 ‘설왕설래’가 한창입니다.
향후 정부·국회의 수술대에 오를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196조(검사의 수사)의 2입니다. 이는 검사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사건을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가 사건의 ‘동일성’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수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형사소송법 조항 하나를 바꾸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습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존치할 지 또는 폐지할 지에 따라 새 형사·사법 체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등에서는 보완수사권을 유지할 경우, 검사의 수사 권한이 다시 부활할 수 있다고 반대합니다. 또 검찰개혁의 핵심 원칙인 수사·기소의 분리를 지키기 위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사가 보완 수사 없이 단지 서류 만으로 사건을 재판에 넘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 연이은 보완수사 요구에 따른 사건 지연, 사건 암장 등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반박하고 있습니다. 추진단에서 검사에게 압수수색, 체포·구속 등 강제 수사 권한은 전면 제한하되 피의자·피해자 면담, 사건 기록 보완을 위한 추가 조사 등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도 향후 여파를 고려한 이른바 ‘절충안’으로 풀이됩니다. 검사의 수사권은 100% 폐지하는 대신, 공소 제기·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사 권한은 남겨두자는 것입니다.
혹시 모를 부작용을 막기 위한 방안인 셈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보완조사권을 두고도 이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법적 증거 능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검사가 기소 전 피해·피의자를 면담하거나, 사건 기록 보완을 위한 자료를 요청해 확보하더라도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없어 무의미하다는 취지입니다. 면담 등 자료가 자칫 증거에 포함될 경우 위법 수집 증거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도 요인 중 하나로 꼽습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해·피의자 면담이나 요청에 따른 (관계 기관 등의) 자의적 자료 제출은 말 그대로 행정 조사로 재판 과정에서 증거 능력이 ‘제로(0)’”라며 “기소 판단에 앞선 최소한의 조치일뿐 그 어떤 법적 효력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특히 검사가 실수로 해당 내용을 증거 목록에 추가하기라도 한다면, 법원은 위법수집증거로 간주할 수 있고 이는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은 일이 발생하기는 쉽지 않지만, 최근 법원이 위법수집증거에 대해 면밀히 살펴본다는 점에서는 반드시 (입법 전에) 고려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검사에게 공소 제기를 위한 최소한의 조사 권한을 부여해야 쪽에서는 ‘억울한 피해·피의자를 만들지 않을 마지막 구제 사라디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현 형사·사법 체계에서는 피해·피의자는 검사의 판단에 따라 보완수사의 일환으로 경찰이 송치한 사건이라도 추가로 조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사건을 재판에 넘길 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고 있다는 게 한 검찰 관계자의 귀띔입니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살인, 강도 등 피해가 명확한 사건에서는 큰 문제가 없으나 피해·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실제 피해 정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사기와 같은 사건에서는 기소 전 보완 수사가 매우 중요하다”며 “일부 피해·피해자의 경우 자의적으로 검사의 조사를 다시 받고 싶다는 사례도 많은 만큼 이른바 행정조사라 할 수 있는 면담이나 보완 자료 확보 등의 길은 열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검사가 전체 사건의 그림을 보지 않고 증거 등 자료만 보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시에는 양측 사이 ‘불협화음’만 커질 수 있다”며 “최소한 사건 당사자들을 불러 전체(사건)를 파악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검사가 직접 피해자나 피의자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7조의 2(보완수사요구)에 따르면 검사는 송치 사건의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또는 유지에 관해 필요하거나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 여부를 결정에 대해 필요한 경우 사법경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또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요구에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이를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 통보해야 합니다. 검찰총장 또는 각급 검찰청 검사장은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니 제1항의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는 권한 있는 사람에게 해당 사람에게 해당 사법경찰관의 직무 배제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