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휴가철 여행은 ‘국내 여행 유턴’과 ‘호텔 호핑(숙소 이동)’, ‘역발상 힐링’이 핵심 트렌드로 부상했다. 치솟는 물가에 비용 부담을 느낀 여행객들이 실속형 여가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결과다.
23일 익스피디아 그룹 호텔스닷컴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언팩 26 여름 에디션’ 보고서를 발표했다.
라비니아 라자람 익스피디아 그룹 아시아 지역 홍보 디렉터는 “여행 비용 상승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 여행객들은 국내 여행지와 가치 중심의 여정을 신중하게 계획하고 있다”며 “올여름 여행은 수요가 둔화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다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의 56%는 지난해 여름과 비교해 올여름 국내 여행지 관심이 커졌다고 응답했다. 실제 지역별 검색량에서 부산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서울과 강원 지역 역시 각각 5% 상승했다.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단일 여행 일정 중 숙소를 두 곳 이상 옮겨 다니는 ‘호텔 호핑’ 패턴이 확산하고 있다. 대형 문화·스포츠 이벤트와 숙박을 결합한 형태가 대표적이다. 6월 방탄소년단(BTS) 공연 관람을 위해 롯데 호텔 부산에 투숙한 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으로 이동하거나, 프로야구(KBO) 관람을 위해 시그니엘 서울에 머문 뒤 웨스틴 조선 서울로 이동해 휴가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출장 일정에 여가를 덧붙이는 ‘블레저(Bleisure)’ 형태의 호텔 호핑도 소셜미디어(SNS)상에서 16만 5000건 이상 언급됐다.
글로벌 여행 시장에서는 대규모 인파와 고물가를 피하는 ‘역발상 힐링’ 목적지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북미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 도시로 인파가 몰리며 가격이 폭등하자, 틈새를 노린 대안 지역으로 수요가 분산됐다.
이들 대안 지역은 올여름 호텔 객실 평균 일일 요금(ADR)이 전년 대비 약 25% 하락한 반면 여행객의 관심도는 평균 35% 이상 급증했다. 일본 후쿠오카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요금이 35% 하락했으며 일본 나라(30%), 그리스 타소스(30%), 태국 크라비(20%) 등이 가성비 대안 여행지로 꼽혔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흥행작의 배경을 찾는 ‘스크린 투어리즘’도 강세를 유지했다.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새 시즌의 배경이 로마로 확장된다는 소식에 최근 두 달간 로마 지역 검색량이 35% 증가하기도 했다.
